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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지도 못하면서

2010/02/05 08:09 from 생각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라고 한 학생이 질문하자, 구경남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살 수 있는 자유'라고 대답했다. 다음 날 고순과 섹스한 후 그녀에게 '제대로 된 짝만 찾으면 내 인생이 모두 잘 풀릴 것이다'라고 울부짖으며 구애한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인물들은 지루할 정도로 남과 엮이며 살아간다. 그리고 생각지 못한 자신의 행동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모두 술 때문에, 혹은 내가 아닌 누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한다. 예기치 못한 일을 맞딱뜨린 이들은 문제 해결은 안중에 없이, 남에게 화를 내며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데 열중한다.

얽히고 섥힌 관계 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이유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나'가 이미 실종했기 때문이다. 자유와 책임, 의지를 말하지만 이를 행할 '나'는 이미 없다. 고순을 제외한 누구도 '나'가 없는 현실을 전혀 개의치 않는다.


홍상수 감독 영화치고는 제목부터 내용까지, 비교적 친절했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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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리섬 트랙백 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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