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를 것 없는 하루였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도 이맘때에는 일상적인 일이다. 마찬가지로, 김해 사람이 봉하마을을 다녀가는 것도 특별한 일은 아니다. 다만 어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모였고, 몇몇은 선거운동을 했으며, 나머지는 내리는 빗속에서 한참을 상념에 잠겼다.
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시대변혁의 아이콘이 되는 것이 두렵다. 이미 고인이 된 그에게 무거운 지겟짐을 맡기려는 형국이 싫기도 하거니와, 당신께서도 그런 표창을 달고 싶지 않았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통령 노무현은 지난 시대의 마침표는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새 시대를 여는 사람이 될 수 없는 사람이다. 당신께서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생전에 그가 말한 것처럼, 우리는 그를 버려야 한다.
나는 인간 노무현이 방랑하는 이들에게 '마음의 고향' 같은 사람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추도식에서 문성근씨는 그를 이르며 '망명정부'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 말을 들으면서 한없이 불편했다. 우리는 언제까지 망자에게 감당키 힘든 짐을 계속 지워야 하는 걸까. 노무현 다음은 여전히 요원한가. 우리는 내년에도 여전히 노무현을 부르짖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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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생각하면 마냥 슬프고 가슴이 답답하다. 비내리는 봉화마을은 참 처연했지....빗물로 젖는지 슬픔에 젖는지 사람들은 말이 없이 그냥 그렇게 하염없이 비를 맞고 서 있었다. 빗속에 날려진 나비처럼 구겨지고 힘든 모습으로 붉은 눈동자에는
그의 생전 모습이 어른거렸다.